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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연봉 때문에 탈락 — 다음 회사에까지 미리 깎아주진 마세요

박진이 · 채용·면접 20년

창가 테이블에 앉은 지원자가 노트북 옆에 펼친 노트에 질문을 적고 있고 맞은편에는 빈 의자가 놓여 있다

오늘은 안 해도 됩니다. 이력서의 희망연봉 칸, 그대로 두세요. 탈락 연락을 받고 나면 면접에서 말한 금액이 갑자기 건방진 요구처럼 느껴집니다. 다음엔 덜 부르자. 일단 들어가고 보자.

그건 돈이 아쉬운 마음에 민망함까지 얹힌 상태입니다. 떨어진 것도 속상한데, 바랐던 대우까지 주제넘었나 싶어지는 거죠. 그런데 다음 회사가 얼마를 줄 수 있는지는 아직 듣지도 않았습니다. 협상 상대는 안 왔는데, 혼자 값을 내리고 있어요.

목차

🗂 당신 연봉을 정할 때, 당신만 보지 않습니다

원티드의 보상 설계 가이드는 경영진·리더·인사가 인력 계획과 보상 총액의 범위를 정하고, 경력 레벨·직책·직무에 따라 연봉 상하한선을 설계하도록 설명합니다. 이 체계를 쓰는 회사라면 현업이 당신과 일하고 싶어 해도, 처우를 정할 때는 그 역할에 얼마까지 지급할 수 있는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에 기존 직원의 처우도 들어옵니다. 원티드의 연봉 협상 글은 같은 업무를 하는 직원과 회사의 처우 수준을 회사 측 판단 기준으로 짚습니다. 채용담당자 앞에 놓인 문제가 ‘당신이 부른 돈이 아까운가’로 끝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 금액으로 새 사람을 들였을 때, 이미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처우와 어떻게 맞출 것인가. 당신에게는 안 보이는 비교 대상입니다.

🏷 먼저 낮춘 금액은 겸손으로만 남지 않습니다

같은 연봉 협상 글의 필자는 서류나 면담에서 처음 제시한 희망연봉이 이후 협상의 기준점이 되어, 그보다 높은 금액을 협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일단 낮게 써서 붙고, 나중에 제대로 이야기하자’가 생각대로 안 풀릴 수 있는 이유입니다.

20년 넘게 사람을 뽑아본 입장에서 짚고 싶은 건 이겁니다. 탈락을 피하려고 적은 금액도, 회사에는 당신이 제시한 조건입니다. 당신은 절박해서 잠깐 낮췄는데, 상대는 그 조건으로 입사를 논의할 수 있다고 읽을 수 있어요. 마음속으로 붙인 ‘임시’ 표시는 전달되지 않습니다.

✋ 오늘은 할인 사유서를 쓰지 마세요

회사가 연봉 조건 때문에 진행하지 못한다고 명확히 말했다면, 그 회사와 조건이 맞지 않았다는 정보는 있습니다. 그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희망연봉이 탈락 원인이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면접에서 금액을 말한 뒤 떨어졌다는 순서만으로 원인이 확정되지는 않아요.

탈락할 때마다 희망연봉부터 깎지 마세요. 다음 회사의 직무·레벨별 보상 범위는 확인도 못 한 채, 협상 기준점만 낮추는 일이 될 수 있으니 준비가 되면 그 회사의 제시 범위부터 물으세요.

생활이 급해서 조건을 조정하는 선택까지 틀렸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나는 떨어졌으니까’만으로 조정 폭을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은 금액을 지우거나, 덜 받아도 된다는 해명을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 준비되면, 금액 대신 질문을 먼저 꺼내세요

다음 회사와 희망연봉을 이야기할 자리가 생기면, 이 질문부터 해보세요.

‘이 포지션에서 검토하시는 연봉 범위를 기본급 기준으로 먼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회사에서 범위를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답을 못 들었다는 이유로 이전 탈락을 할인 근거로 가져올 필요는 없어요. 범위를 들었다면 그때 당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과 비교하면 됩니다. 조정할지, 맞지 않는 자리로 남길지 판단할 재료가 생긴 겁니다. 지금 당장 문의를 보낼 숙제는 아닙니다. 다음 대화가 생겼을 때 꺼낼 질문이면 충분합니다.

지난 회사의 불합격을 다음 회사의 할인쿠폰으로 내밀지 마세요. 준비가 되면, 한 문제부터.
준비가 되면, 한 문제부터 →
참고한 자료
  1. 원티드 · 이수연, 많이 주면 안 나갈까? 리텐션을 위한 보상 설계 가이드 (2022-08-18)B등급우리의 체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인력 계획과 보상 총액의 범위를 대략적으로라도 설정해 그 안에서 최선을 찾아내야 한다.
  2. 원티드 · 정구철, 연봉 협상의 전제와 원칙 그리고 가이드라인 (2025-01-02)B등급만약 아래와 같은 항목 중 하나에 해당한다면 본인이 제시한 수치를 넘어 더욱 높은 금액으로 협상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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