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면접 일정도 없는데 퇴사 사유까지 준비하라는 말, 과합니다. 아직 옮길지조차 정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답변을 만들 때가 아닙니다.
다만 지금 적어야 나중에 살릴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떠난 뒤의 당신은 이미 결론을 아는 사람입니다. 지금의 갈등과 망설임은 지금만 적을 수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면접 대본 말고, 나를 나가게 하는 조건만 남깁니다.
🛋 지금 안 급한 게 맞습니다
예상 질문을 뽑을 필요도, 모범 답안을 외울 필요도 없습니다. 일정이 없는데 혼자 면접장부터 차릴 이유는 없죠. 😐
퇴사 사유는 완성된 문장이 아니라 당시 조건의 기록만 있으면 됩니다. ‘성장이 필요해서’처럼 예쁘게 정리하지 마세요. 무엇이 바뀌지 않으면 떠날 것인지, 무엇이 바뀌면 남을 수 있는지만 적어두면 됩니다. 답변은 공고가 생긴 뒤 만들 수 있지만, 그때의 조건은 지나가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습니다.
🔍 퇴사 사유는 과거 회사 예의 테스트가 아닙니다
회사 쪽에서 조기 퇴사는 사람 한 명이 떠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채용과 교육이 다시 시작됩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기업 채용동향조사는 조기 퇴사를 채용·교육 비용의 손실로 다룹니다.
고용24의 면접전략도 조직 적합성을 근무만족도와 장기근속에 연결하고, 조기 퇴사가 문제인 직무에서는 장기근속 가능성을 보여주라고 안내합니다. 그러니 이 질문의 속뜻은 ‘전 회사를 좋게 말해보세요’보다 여기에 가깝습니다. 그때 당신을 나가게 한 조건이, 우리 회사에도 있습니까?
🧩 뽑는 쪽은 퇴사 사유와 지원동기를 붙여 봅니다
항상 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20년 넘게 사람을 뽑아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퇴사 사유를 들을 때 전 회사의 잘잘못부터 판정하지 않습니다. 이 회사에도 같은 이탈 조건이 있는지부터 대조합니다.
가령 ‘의사결정이 느려서 나왔다’고 말한 뒤 지원동기로 ‘체계적인 대기업이라서’를 꺼내면 메모 두 줄이 부딪힙니다. 전 회사를 험담해서가 아닙니다. 나오게 한 조건과 들어가려는 조건이 같아 보여서입니다. 🙃
그래서 퇴사 사유만 따로 예쁘게 만들면 안 됩니다. 퇴사 사유는 나간 조건, 지원동기는 찾는 조건입니다. 둘은 한 문장처럼 이어져야 합니다.
📝 오늘 10분, 조건표 한 줄만 쓰세요
메모장을 열고 두 칸만 만드세요. 나가게 하는 조건과 남게 하는 조건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나가게 하는 조건은 ‘결과 책임은 내게 있는데 우선순위를 조정할 권한은 없다.’ 남게 하는 조건은 ‘책임과 함께 범위·일정을 협의할 권한이 있다.’ 그리고 실제 장면을 한 줄 붙입니다. ‘요청은 추가됐지만 납기는 그대로였고, 조정할 자리가 없었다.’ 없는 이유를 새로 만들라는 뜻이 아닙니다. 있었던 조건에서 사람 이름과 감정만 걷어내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회사에 물을 질문을 적으세요. ‘이 팀은 우선순위가 바뀔 때 누가 범위와 일정을 다시 정합니까?’ 그러면 오늘의 메모 하나가 나중에 퇴사 사유, 지원동기, 역질문의 뿌리가 됩니다. 면접 준비를 한 게 아니라, 다음 회사를 고를 기준까지 만든 셈입니다.
오늘은 그 조건표 첫 줄만 써두세요. 면접 대본은 나중에 만들어도 됩니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남고 무엇 때문에 떠나는지는, 지금 적어야 정확합니다.
- 고용24(한국고용정보원) 면접전략 (발행일 미표기)A등급
비교적 조기 퇴사율이 높은 분야라면, 장기 근속할 수 있는 인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국고용정보원, 선도기업의 채용 결정요소 1위 ‘직무관련 일경험’ (2024-03-25)A등급
조기 퇴사로 인한 기업의 손실비용(1인당 채용·교육 비용 등)
